당신의 노후는 안녕한가?

회사를 다닌지 벌써 13년이 넘었는데, 나는 그동안 노후 준비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

 

2006년 입사 후 내 힘으로 돈을 벌게 되면서 재테크에 관심이 생겼다. 당시 KOSPI는 최초로 2000을 돌파하는 등 끝없이 상승중이었다. 대부분의 회사 선배들이 펀드 이야기를 했다. 나도 2007에 적립식 펀드를 가입했고, 최초 몇 개월 동안 20-30 %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2008년 하반기부터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촉발된 금융위기로 KOSPI를 비롯한 글로벌 주식시장이 폭락하기 시작했다.

그 후 주식시장이 다소 반등한 2009년 4 -5월쯤 가지고 있던 펀드를 '손절'하고 지금까지 주식시장에 참여하지 않았다.

'주식 투자를 위해 공부하는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남는 장사'라는 자기합리화도 한 몫 했다.

 

최근 출근길에서 고영성 작가의 '독서연구소'를 듣던 중 '부자되는 법을 가르쳐 드립니다'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대부분은 알던(하지만 실천을 잘 하지 못했던) 것이었지만 '자산배분'에 대한 부분은 나의 흥미를 끌었다. 고영성 작가께서 반드시 읽어 보라고 권했던 '마법의 연금 굴리기'를 읽고 큰 충격을 받았다. 

 

내가 대체 왜 충격을 받았을까? "퇴직연금을 방치하고 있었구나"하는 깨달음 때문이었다.  2010년경 회사는 본인의 퇴직금을 직접 운영할 수 있는 DC(Defined Contributino)형 제도를 도입했다. 당시 집을 구매하기 위해 목돈이 필요했던 나는 DC형 제도를 선택하면서 당시까지 적립된 퇴직금을 중간정산 받았다. 그 이후 적립된 퇴직금은 지금까지 거의 대부분 "정기예금"에만 투자되었고, 나는 신경을 거의 쓰지 않았다. '마법의 연금 굴리기'를 읽고 자산배분의 힘을 깨달았을 때, 내가 2010년에 자산배분을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대체 날린 돈이 얼마야)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법의 연금 굴리기'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한줄요약: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해서는 강제 저축(환경 설정)이 필요하며, 정부에서 강력한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연금저축펀드(증권사), IRA(개인형퇴직연금계좌), ISA(개인종합자산계좌)을 통해 ETF(상장지수펀드, Exchange Trade Fund)로 자산배분 투자를 하자

  • 다른 말로 하면, 다양한 절세상품을 활용해 ETF로 자산배분하여 투자한다면 상대적으로 안전하면서도 괜찮은 수익을 낼 수 있다.

• 자산 배분 투자는:

  • 급격하게 변화하는 투자시장에서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춰 투자자의 심리를 안정시켜 장기투자를 가능하게 하므로 복리효과를 극대화한다.

  • 수익을 양보하지 않으면서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낮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을 선택한다.

  • 변동성은 투자자가 지불해야 하는 심리적 대가이며 적을수록 좋다: 투자기간 내내 발 뻗고 잠을 잘 자고, 본업에 충실할 수 있어야 한다. 상승과 하락 시의 투자자의 심리 상태는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모른다. 기대수익이 높을수록 높은 변동성을 견뎌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 주식 시장의 속성 상 변동성이 매우 크다. 내가 은퇴하는 시점에 주식시장이 폭락하면 자산가치가 크게 줄어 들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한국 주식이나 미국 주식 모두 50% 이상 하락했다. 노후대비 자산은 무엇보다 안전성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내가 지난 10년간 했던 것처럼) 예금만 한다면 물가상승률을 따라 잡기도 벅차다. 여러 자산을 배분하여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포트폴리오 투자는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하락기에도 크게 하락하지 않으며, 장기 수익률은 주식 수익률에 버금간다. 
• 왜 연금저축펀드, IRA, ISA 계좌를 통해 투자해야 하는가?
  • 행동 장치를 잘 활용해야 한다. 행동장치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스스로의 행동에 제약을 가하는 것이다.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매수하면 빚을 빨리 상환하기 위해 소비를 줄이게 되는 효과가 있다. 연금저축이나 IRP는 일종의 강제 저축 개념이다.
  • 연금 제도의 장점은:
    • 소득 공제 혜택
    • 과세 이연(적립금 운용 수익에 대한 세금을 즉시 내지 않고, 연금 수령 시점에 내는 것)
    • 저율과세(향후 연금을 수령할 때 15.4%의 세율보다 훨씬 낮은 세율인 3.3~5.5%로 내는 것)
    • 대신 최소 5년 이상 납입해야 하고 55세부터 10년 이상 연금으로 수령해야 연금소득으로 과세(3.3-5.5%)된다. 이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면 기타소득세(16.5%)가 부과된다.

총 급여액	세액공제 한도	세액공제 비율	연말정산 공제 금액
5천5백만원 이하	700만원	16.5%	115.5만원
5천5백만원 초과 1억2천만원 이하	700만원	13.2%	92.4만원
1억2천만원 초과	700만원	13.2%	92.4만원

 

• 자산 배분 투자 방법
  • 액티브 펀드에 가입하면 1. 장기적으로 시장수익률을 달성하는 것이 어렵고, 2. 수수료가 커서 자산 가치를 훼손하게 되므로,
  • ETF에 아래와 같이 직접 투자한다.

구분1	구분2	투자상품	운용보수	공격형	중도형	안정형
위험자산	선진국주식	KODEX 미국S&P500선물(H)	0.25 %	30%	20%	12%
위험자산	선진국주식	TIGER 미국S&P500선물(H)	0.30 %	30%	20%	12%
위험자산	신흥국주식	ARIRANG 신흥국MSCI(합성 H)	0.50 %	30%	20%	12%
위험자산	대체투자	KODEX 골드선물(H)	0.68 %	10%	10%	6%
위험자산	대체투자	TIGER 골드선물(H)	0.39 %	10%	10%	6%
안전자산	한국국채	KOSEF 국고채10년레버리지	0.30 %	12%	20%	30%
안전자산	해외국채	TIGER 미국채10년선물	0.29 %	12%	20%	30%
안전자산	해외국채	KODEX 미국채10년선물	0.30 %	12%	20%	30%
안전자산	현금성자산	KODEX 단기채권	0.15 %	6%	10%	10%
안전자산	현금성자산	TIGER 단기통안채	0.09 %	6%	10%	10%

 

• 2002년부터 2018년 11월까지 자산배분 투자 결과는 아래(아! 내 돈)와 같다.

자산배분 투자 결과(2002년 ~ 2018년)

• 자산을 주기적으로 리밸런싱(Rebalancing)한다.
  • 초기에 투자했던 자산별 투자비중이 자산 가격 등락에 따라 변할 수 있다. 이 때 가격이 올라 비중이 높아진 자산을 일부 팔고 가격이 떨어진 자산을 산다.
  • 주기: 자산재분배에서 반드시 생각해야 할 것이 '거래 비용'이다. 투자가 직업이 아닌 이들에게는 한 달 혹은 분기에 한 번 정도는 계좌를 확인하고 재분배하기를 권한다.
  • 투자금을 추가하는 방법: 자산 총평가금액과 추가투자금을 합한 총금액을 기준으로, 자산별 권고비중에 따라 매수 또는 매도한다.
  • 시기: 자산배분투자는 그럼 언제 시작해야 할까? "가장 좋은 투자 시점은 바로 지금이다" 1.8% 밖에 영향을 안 미치는 매매 타이밍에 너무 고민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투자 시점은 바로 지금이다. 앞에서 선정한 투자 대상으로 이루어진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의 장기 성장(우상향)을 믿고 단기 이벤트에 초연해야 한다. 오늘 당장 시작하자. 주식이 떨어진다면 채권이 오르지 않겠는가. 내일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다시 상승할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아름답게 우상향하는 것처럼 보이는 위 그래프에도 투자시작 시점에 따라 -30%의 암흑기를 견뎌야 할 수도 있다. 변동성은 투자자가 치뤄야 할 대가이다. '올바른 졸꾸'가 답이다.